버나드 쇼의 재치있는 말로부터 시작하는게 좋겠군.
"그대가 [이 세상에서] 할 일은 그대가 찾아서 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대가 할 일이 그대를 끝까지 찾아 다닐 것이다."
흠, 혹시 자네 찔끔한가?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나 할 일이 뭔지가 도대체 흐릿해요. 그걸 안다면야 저도 용기 백배해서 한바탕 신나게 살아 볼텐데 말이지요."
나는 이렇게 말하겠네.
"그건 자네가 일을 찾는데 목숨을 걸지 않았기 때문이지.
열심히 했으면 못 찾았을 리가 없어. 일이 보람과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무슨 엄청난 일을 해야 보람이 있는건 아닐세.
세상에 필요없는 일은 없어. 겨울 길모퉁이에서 붕어빵을 파는 사람은 별 볼일 없는 일을 하고 있는 건가? 아닐세. 그 붕어빵 하나로 식구들이 둘러앉아 훈훈한 정을 나누는 광경을 생각해보게. 그가 더욱 정성을 기우려 빵을 빚고 그래서 동네사람들이 너도 나도 추운 저녁 붕어빵을 사서 가족간에 인정을 나누게 된다면, 그래서 가족간에 정이 더욱 돈독해진다면 그가 하는 일은 훌륭한 일이지. 그는 보람과 긍지를 가져도 좋아. 그래서 자기 붕어빵을 최고의 빵으로 만들려는 포부를 갖고 노력하면 <붕어빵 예술가>도 될 수도 있지. 자신의 노력이 그 누군가에 감동으로 다가온다면 그것은 이미 예술혼이 깃든 위대한 것이야."
자기일을 찾지 못해 오늘도 빈둥거리고, 눈치나 보며 대충 일을 하고 있다고 핑계를 대고 싶은가? 그럼 돈 벌기 위해 하는 일 말고 자네가 뭐 돈 생기지 않아도 몰두하는 일이라도 있나?
이렇게 말하고 싶은가?
"사실 제가 좋아 하는 일은 돈이 되지 않아요. 그러니 하루종일 돈벌이를 해야 하고 그래서 정작 제가 좋아하는 일에는 제대로 시간을 내기 힘들어요."
나는 이렇게 반박하겠네.
"그런 말은 순전히 핑계야. 진정으로 목숨을 걸었다면 이 세상에 남에게 감동을 주지 않을 일은 없지. 춤꾼 비보이도 제대로만 하면 육체적 율동의 아름다움으로 전세계인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걸 자네는 알텐데."
"결국 필요한 것은 용기라네. 목숨을 걸 용기..."
빅토르 위고는 <레미제라블>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치있지만 무서운 시련, 나약한 자는 거기서 초라해져서 나오지만, 용기있는 자는 숭고해져서 나온다."
자, 보자. 등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 그러나 횃불은 바람이 불면 더욱 강하게 불타오른다. 우리는 오직 시련(바람)을 통해서만 단련되며 나약한 자는 시련에 굴복하지만 용기있는 자는 더욱 단련되고 더욱 불타오른다.
그래서 버나드 쇼는 말한다.
"나에게 인생이란 곧 꺼져버릴 등불이 아니라 일종의 찬란한 횃불이다. 이 횃불을 나 다음에 올 누군가에게 넘겨주기에 앞서 내가 들고 있는 동안은 되도록 강하게 타오르도록 만들고 싶다."
버나드 쇼가 한 말, 즉 '당신이 자기 일을 찾지 않으면 일이 당신을 끝까지 찾아 다닐 것이다'란 말을 다음과 같이 바꾸면 다 잘 이해될거네.
"당신이 오늘 먹고 입는 옷을 위해 태양과 지구의 식물, 동물의 온갖 노력, 그리고 인간의 노력이 필요했다. 그러면 당신은 그들을 위해 뭘하였나? 신세 한탄만 했지.
태양과 식물, 동물, 인류는 당신의 밥값에 대한 청구서를 들고 당신이 지구를 떠날 때까지 따라 다닐걸. 떼먹고 도망가는 건 불가능하지. 험하게 당할 거야. 그래서 내가 말했잖나. <오래지구에 머물다 보면(살다보면) 이런 일이 생길 줄 내 진작 알고 있었건만!>이라고!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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